교육학과에게
- 작성자 서윤지 (2017 입학)
- 작성일 2021-10-14
- 조회수 3065
안녕하세요. 저는 교육학과에서 4년 동안 함께한 서윤지입니다. 교육학과에 가지는 감정이 참 애틋하고 소중해서 이 글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도 담백하게 진심을 한 번 전해보려 합니다. 공식적으로 교육학과를 떠난 지 벌써 6개월이 되었네요. 아침 수업을 듣기 위해 언덕을 뛰어오르고,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과방에서 동기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순간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동기들과 해야 하는 과제는 안 하고 심오한 밤샘 토론을 나누고, 중간중간에 교수님들 성대모사를 하며 함께 웃기도 하고, 발표가 끝난 날이면 배달음식을 시켜 함께 나눠 먹던 그런 사소한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특히 교육학과 시험과 과제, 발표는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지만 그런 경험과 기억들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교육학과에서의 4년은 배우고 싶은 걸 배우고 하고 싶은 걸 할 때의 행복이 무엇인지, 나 자신으로 살아갈 때의 행복이 무엇인지 하루하루 느낄 수 있었던 시간이었어요. 그 일련의 순간들에 최선은 어렵더라도 진심을 다해 임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을 졸업한 후인 미래를 위한 현재의 희생이 아니라, 미래를 꿈꾸는 동시에 많은 선택에 이유를 찾으며 현재를 살아보자고 스스로 되새기며 4년을 보냈어요. 사실 아직 사회인보다는 학생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지라 졸업했다 하더라도 대학교 5학년을 다니고 있는 느낌이긴 해요. 그래도 교육학과에서 경험하고 배우며 스스로 만든 가치관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절대 잊고 싶지 않아요. '학생 때가 좋았다.'라기보다, '학생 때가 좋아서 지금도 좋다'라고 말하고 싶어요.
교육학과에서 받은 수많은 선물 중 가장 귀중한 건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길잡이가 될 어른들을 만나고 함께 걸어갈 동기들을 만났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교수님들께서는 제게 학문적인 스승을 넘어 본받고 싶은 어른이 되어주셨고, 같은 교수님들께 배운 동기들은 같은 결의 가치관을 갖고 사회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어요. 인생에 멘토가 있고 함께 걸어갈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건 참 갖기 어렵다던데 교육학과 덕분에 자연스럽게 가질 수 있게 되었네요. 덕분에 그저 감사하고 행복했습니다. 아 과제랑 시험, 발표 몰려있을 때는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어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 기억이 미화되었는지 당시 찌들어있던 동기들 몰골만 기억나지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잘 기억이 나질 않네요. 저는 이미 졸업했으니 교수님들께서 더 많은 과제를 내주셔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후배들에게 남기는 말, 앞으로 교육학과가 나아갔으면 하는 길' 이 질문이 제일 어렵네요! 앞으로 상명대 앞에 전철역이 생긴다고 하는데 교육학과 100주년 전에는 꼭 언덕 전체에 에스컬레이터도 생겼으면 좋겠어요. 우리가 나중에 한푼 두푼 모으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상명대 앞 전철역은 매년 전설처럼 내려오던 이야기인데 실제 착공이 되었다니 기쁘네요. 마지막으로, '너에게 교육학과란 어떤 의미야?'라는 질문을 들을 때마다 하는 제 답변을 남기고 싶어요. 저는 이 기억 그대로 입시를 준비할 때로 시간을 돌린다 해도 당연히 상명대학교 교육학과를 선택했을 거고, 그 선택을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을 거예요. 이렇게 제 삶에 커다란 선물을 준 교육학과, 4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 한 부분을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진심을 담은 사랑과 애정과 축하와 박수를 보내요 :)